길고 긴 휴가가 끝났습니다. :: 2008. 3. 3. 23:59

길면서도 어떻게 보면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린 휴가가 끝났습니다.

봄을 맞이하면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죠.

저도 아마 그 중의 한 사람일 겁니다.

작년 한 해,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그 상황을 즐겨버렸기 때문인지,
올 한 해, 같은 공부를 혼자서 다시 하게 됐습니다.

사실, 작년 한 해는 정말 최고로 행복했던 해입니다.

반 친구들도 좋았죠.
고3 특유의 이벤트성 활력이 넘치던 녀석들이었으니까.

수업도 재미있었습니다.
호기심이랄까, 아니면 고3의 긴장이랄까, 그런 느낌이 정말 좋았습니다.

사랑도 했었습니다.
그 순간만큼 시간이 멈추기를 바랬던 적도 없죠.
잠든 이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바라보면서,
그대로 시간이 멈추길 바라고, 또 바랬습니다.
하지만, 시간은 흘러갔고, 예상치 못하게 어느 순간 갈라져버렸죠.
아니, 어쩌면 예상된 결과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.
서로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만 만들고, 상처만 만들고...
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습니다.

모든 게 정말 즐거웠습니다.
"이게 마지막 학창시절이다."라는 생각으로 즐겼거든요.

원하던 대학, 들어가진 못했습니다.
사실, 공부를 계속 했다면 원하던 성균관대를 들어갔겠죠.
하지만, 한 학기 내내 즐겼고, 나머지 한 학기 동안은 사랑을 했습니다.
당연한 결과겠지만, 제가 후회하는 건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 너무 모질게 대했다는 것 밖엔 없네요.

뭐, 인하대라는 대학에 최초합격은 했습니다만, 학부를 잘못 선택했지 뭡니까.
바보도 아니고, 참...

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, 다시 도전합니다.
올 한 해는 작년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되겠지만, 어쩌겠습니까.
벌이겠죠.
노력을 안 한 벌이 아니라, 사람들을 상처 입힌 죄에 대한 벌.

길고 긴 휴가가 끝나고,
새로운 마음으로 저도 내일부터 심기일전하고 달립니다.
250일 좀 넘게 남았더군요.
하핫, 목표치를 좀 더 높여 고려대로 잡았습니다.
세상 너무 만만하게 보는 게 아니냐 하시겠지만, 전 제 스스로가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.

무엇보다도, 성공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생겼거든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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